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쌀쌀한 가을날하면 문득 떠오르는 옷이 있습니다.
바로 트렌치코트 입니다.
과거 90년대~2000년대 대한민국에는 황토색(?)의 트렌치 코트가 주류를 이루었던 반면, 최근에는 색이나 디자인도 다양해져서 더욱 많은 이들이 트렌치코트를 찾곤 하며, 2022년에는 트렌치 코트가 패션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트렌치 코트를 바바리 코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죽하면 트렌치코트를 입고 이상한 범죄행위를 하는 사람을'트렌치맨'이 아닌 '바바리맨'이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이 '바바리코트'라는 표현은 어디에서 왔으며, '트렌치코트'의 유래는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트렌치코트의 유래
트렌치코트(trench coat)의 유래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소문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두가지를 추려본다면
1) 토마스 버버리가 경영자로 있던 의류회사에서 시작되었다
2) 레인코트(우비)가 변형되어 트렌치코트가 되었다
두가지 모두 너무 오래전 일이라 이제와서 정확한 근거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두 가지 소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둘다 1차 세계대전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사라예보사건을 발단으로 발발한 세계 1차대전은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첨단 무기보다는 보병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 이 보병들은 전쟁을 치르기 위해 수 많은 참호를 파게 됩니다.
이 참호를 영어로하면 트렌치 'trench'가 됩니다.
따라서 트렌치 코트는 참호에서 생활하는 군인들을 위하여 만든 코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발발한 세계 1차대전 기간 동안 군인들이 파놓았던 참호는 우리가 전쟁에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면 보통 사람의 키 정도로 파놓는 경우가 많은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의 깊이는 최소 2m 이상이었습니다.
작은 언덕수준으로 참호를 만들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이면 참호의 아래쪽은 거의 연못이 될 정도로 비가 고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당시 군복의 주 원료로 이용되었던 울(wool) 소재는 양털로 만든것이었고, 아시는 것처럼 물에 한번 젖으면 마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참호에서도 물 걱정없이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개발 및 보급하였는데, 그것이 트렌치 코트입니다.
어쨌든 전쟁을 위해 개발이 된 만큼 단순히 물에 강하기만 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래서 디자인면에서도 전쟁에 유리하도록 제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군인의 계급을 표시할 수 있도록 견장 부분을 만들었고, 허리부분에 허리띠와 같은 끈을 두르고 D 자모양의 링을 만들어 수류탄을 걸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트렌치 코트의 어깨부분의 끈과, 허리끈, 그리고 D자 모양의 허리 고리의 원조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동성을 위하여 팔을 항상 걷고 다닐 수 있도록 고정하는 끈 또한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당시 우비 (레인코트)와 비슷한 비자인이었는데, 차이점은 소재에 있었습니다. 우비는 지금의 우비보다 훨씬 무거운 소재의 고무였고, 이것은 전쟁을 치르는 군인들에게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가벼우면서도 방수가되고, 통기성 및 기동성이 좋은 원단이 필요했는데 이에 적합한 원단이 있었으니 'Gabberdeen fabric(개버딘 원단)' 이었습니다.
개버딘 원단은 사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보다 개발되기는 하였으나, 아직 널리 상용화되지는 못한 원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앞서 말한 전쟁에 적합한 디자인을 적용하여 대량 납품할 수 있는 의류회사가 바로 '버버리' 였습니다.
버버리하면 지금도 특유의 체크무늬 원단을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이때 군납으로 엄청난 양의 트렌치 코트를 양산하여 회사가 더욱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트렌치코트= 버버리 社 되어버리다.
토마스 버버리가 창업한 회사 버버리는 열심히 트렌치코트를 찍어내 군인들에게 보급을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한 가지 옷이 아무리 유행을 탄다고 한들 같은 옷이 수십만씩 팔리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쟁물자로 엄청난 양의 트렌치 코트가 보급이 되다보니,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유행을 타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버버리의 코트' 라고 말이죠.
시간이 흘러 트렌치 코트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어떤 이들은 트렌치 코트가 아닌 '버버리 코트'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옷은 흘러흘러 일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3. 일본표기 (바바리)와 재플리쉬
한국식 영어를 콩글리시 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일본식 영어를 무엇이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일명 '재플리시' 라고합니다.
'수파만 (= 슈퍼맨)' '마끄도나르도(=맥도날드)'와 같은 것들이죠.
바바리는 이렇게 '버버리'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바바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화기 이후 일본을 통해 서양 문물을 많이 접하게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바바리코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16%가 일명 바바리맨 (성적노출증)의 피해자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많이 줄어 든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런 성범죄자들은 하루빨리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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